판교(板橋). 널빤지로 놓은 다리라는 뜻이다.
옛날 그 땅에 흐르던 개천 위로 누군가 널빤지를 걸쳐 다리를 놓았고, 그 다리가 마을의 이름이 되었다고 한다. 태훈이 그 사실을 처음부터 의식했는지는 알 수 없다. 다만 그가 평생을 바쳐 도달한 종착지의 이름이 하필 다리였다는 것은, 이 이야기에 깃든 가장 조용한 우연이자 가장 깊은 필연이다.
4부는 그 다리에 닿기까지의 마지막 왕복이다. 한국으로 돌아왔다가 자율주행의 바다로 다시 건너가고, 또 한 번 돌아와, 끝내 청약에 떨어졌던 그 판교의 한 집을 제 손으로 사들여 정착하기까지. 한 사람이 어떻게 두 세계 사이에 자기를 걸쳐, 끝내 하나의 다리가 되었는가에 관한 기록이다.